햇살이 너무 좋은 게으른 토요일이다

일기장 2013. 6. 30. 05:42

엉겁결에 취직을 하고 일을 강제적으로 시작하게 된지 벌써 5일째.....

처음 맞이하는 토요일이다. 일을 시작하게 된건 정말 너무나도 엉겁결이였다. 여느때처럼 설렁설렁 가서 매니저랑 간단히 페이스 투 페이스로 인터뷰 보면서 가볍게 던지는 테크 인터뷰 문제들 요리 조리 잘 피해가면서 대답 잘 하고, CEO 랑 얼굴 보고 인사하고 가볍게 대화하고.....


집에 와서 낮잠 한숨 때리니 (그전날 인터뷰 연속으로 보고 다른거 준비하느라 잠을 잘 못잤음), 매니저가 문제를 이메일을 통해 보내왔다. 문제라기 보단 간단한 퀴즈같은건데, 매니저는 인심좋게 midnight 에 보내놓고 다음날 아침부터 24시간을 줬다. 다음날 아침까지 기다릴거 뭐 있나. 그냥 바로 풀어 보냈다. 

다른 테크 인터뷰와 달리 내 과거 코드를 참조해도 좋고 구글해도 좋다고 하길래 열심히 구글링해가면서 찾아서 코드를 짜서 냈다. 그리 어렵지는 않았으나 까다로운 문제가 하나 있었다. Mamming Sequence 문제였는데, 나도 이 문제 풀면서 새로 배웠다.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나니까 감탄밖에 안나왔다. 난 그냥 무식하게 숫자 하나 잡고 나눠 떨어질때까지 2,3 5 로 무조건 while loop 돌려 나눠댔는데....... 이게 문제가, 데이터가 백만개, 천만개 되면 엄청 심각해진다. 근데 이 알고리즘은....... 심플하면서도... 캬..... 대단하더라. 



어쨌든, 바로 그날 저녁에 오퍼 받고 바로 일 시작했다. -_-;; 아직 어렵사리 헤매는 중이지만, 차차 나아지리라 믿고 열심히 할 생각이다. 


어쨌든, 그래서 오늘은...... 첫 직장생활하고 맞이한 토요일이다. 원래 지금쯤 부지런히 밖에 나가서 아파트 보러 돌아다니고, 스타벅스에 앉아서 이 글을 쓰고 이따 저녁때 영화도 보러 가야 하는데 ............


다 귀찮다. 그냥 담배 한대 피고 낮잠 때릴 생각이다. 한껏 게을러지자. 

언제부터더라? 이렇게 아예 작정하고 게으름 부리면서 밖의 햇살을 즐길수 있는 토요일을 가져본게? 작년 봄엔 정말로 미친듯이 바빴고, 여름은 인턴쉽하면서 시니어 프로젝트 하느라 너무 바빴고, 작년 가울-겨울은 시니어 프로젝트 때문에 매일매일이 고생이였고, 올해 초는 구직, 취직, 인터뷰 대비, 테크 인터뷰 공부 (코딩/알고리즘/화이트보드코딩/데이터스트럭쳐/논리적생각/간단한 용어와 정의들등등) 하느라 특히 더 바빴다. 아무리 해도, 아무리 용을 써도 인터뷰를 패스할수가 없었으니 정말 미치는줄 알았다. 

정말 미친듯이 공부해서 내 3지망 회사를 겨우 통과해 놨더니, 마지막에 취직 취소되버릴땐 미쳐버리는줄 알았다. 


그래도 다행이 어디 자리잡아서 이제 시작하는게 다행이다. 졸립다. 얼른 나가서 담배 한대 피고, 간만에 오후 낮잠을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