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본 와닿는 영화

일기장 2013. 11. 18. 05:37



별 기대없이 봤다. 그냥 엠마 왓슨이 이쁘게 나온다길래...... 무슨 사춘기 애새끼들 얘기라 해서 기대도 안하고 엠마 왓슨이나 볼까? 사실 엠마왓슨도 별 팬도 아니였는데 무슨 흥미가 당겨서인지..... 이 짤방 하나 때문에 보게 되었다. 짤방만들어주신 분께 감사를...... 이 짤방 보니 역시 엠마왓슨은 예쁘구나... 싶어서 충동적으로 보게 된거지. 


취직하고 바쁜 시즌 시작전이라 내가 좋아하는 여배우들 영화중 괜찮다는 평을 들은 이 perks 랑 제니퍼 로렌스에게 오스카를 안겨준 실버 라이닝북 두 편을 봤다. 


사실 실버 라이닝북은 엄청나게 기대를 했고 이 perks 는 별다른 기대를 안했다. 뭐 별거 있겠어? 그냥 엠마왓슨이나 보자.......


아니 그런데 이게 엄청난 대박 영화였던 것이다. 원래 난 좋은 영화보믄 술이 술술 들어가는데 이 영화보면서 집에 있는 맥주들 전부 다 들이부었다. 정말 미국영화답지 않게 잔잔하고 감동적이고 뭔가 와닿고...... 


지금도 이 영화 OST 들으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영화 참 잘 만들어냈다. 블루레이로 사서 소장해야겠다. 반면 실버 라이닝 북은 의외로 실망...... 제니퍼 로랜스의 예쁜 얼굴과 핫한 바디 감상이 주였다. 영화가 나쁘지는 않았는데 이 perks 가 너무 괜찮아서 그만 상대적으로 비교되고 말았네 -_-;;


어쨌든 내 영화 명예의 전당 목록에 당당히 추가된 영화. 볼때마다 참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인생이 뭔가, 뭐 해먹고 사나, 사는 의미가 뭔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영화 자체는 굉장히 희망적이고 괜찮은데, 주인공들의 그 어린 나이에 이제 세상을 시작한 그 무한한 잠재력과 알수없는 힘, 미래에 꿈에 부풀어 있는 것을 보며, 그 젊음이 부럽고, 동시에 난 저 시절 뭐하고 지냈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시간이, 과연 내가 원하던 것인가? 지금 나는 잘 하고 있는 걸까? 내 미래는 무엇일까 등등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들이 많아지는 영화다. 그래서 엔딩 크레딧때 올라가는 데이빗 보위의 히어로를 들으며 담배 한대 물게 되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가슴에 참 여운이 많이 많이 남게 되는 영화다. 그리고 난 언제 저런 엠마왓슨같은 엄청나게 예쁜 여친을 가지게 될까 하는 고민도 함께 말이지 -_-;;;

예전에

일기장 2013. 7. 9. 09:30

우연히 인터넷에서 한 도박 프로로 하는 사람이 쓴 글을 봤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리플에는 이런 질문이 달렸다. 

"프로랑 나랑 싸우면 내가 이길수도 있지 않을까? 어차피 도박은 랜덤 확율 게임이고, 내가 강패를 가질때만 밀어붙이고 약패면 죽으면 될텐데..."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어차피 카드 뿌려지는건 랜덤이니까 완전히 몸사리면서 하면 이길 가능성도 높지 않을까? 


근데, 글쓴이가 답변을 한게 명답이였다. "30분만 치면 니가 나를 이길수 있다. 근데 밤새 같이 치면 아침되면 넌 거지된다 돈 전부 탈탈 털리고"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패는 랜덤이라도 배팅은 실력이라는거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예전 친구들하고 철권하던 기억이 났다. 내 친구들은 그냥 일반 동네 양민들중 좀 하는 편이였고 나는 그 당시 철권에 완전히 미치도록 빠져서 지금으로 치면 프로게이머들이 모이는 오락실 찾아다녔다. 찾아다니면서 붙고 실력 쌓고 했었다. 그 당시 유행하던 배틀팀이라는게 있었는데 나도 내 팀하나 만들었었고 나름 이름도 알려진 플레이어였다. 


어느날 평소때처럼 내 불알친구들하고 집에서 플스로 철권을 했는데 나는 엄청나게 불리한 핸디탭 가지게 하고 플레이 했다. 친구놈들은 평소 자기 최강 케릭터를 고르고, 나는 랜덤 케릭터만 골랐다. 그런데 재미있었던 점이, 랜덤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높은 확율로 (대략 6~70%) 평소 안 쓰던 가장 하위권 케릭터들만 나오는것이였다. 플스판 철권은 케릭터 한번 고를때마다 그걸 일일히 저장해서 통계를 보여줄 정도로, 케릭터 선택율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메모리카드에 저장되어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3번 고르면 2번은 무조건 내가 제일 안 골랐던 잭, 쿠마, 알렉스/로저들이 나오는것이였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왠만하면 주요 강케와 쿠마나 잭이랑 붙으면 쿠마/잭등이 신나게 얻어터진다. 덩치도 크고 기술도 상대적으로 좋은게 별로 없다. 걸어다니는 샌드백이였지. 


친구들은 내가 쿠마 걸리면 환호를 하면서 진, 헤이하치, 폴등을 골랐고 신나서 열심히 이 기술 저 기술을 써댔다. 그런데, 내가 다시 생각해봐도 무서운 것이 프로와 아마의 차이이다. 그 당시 철권은 프로가 없었지만 있었다면 나도 프로였을거다. 대회 우승은 꿈도 못 꾸는 프로중 바닥이겠지만 -_-;; 암튼 일반인과는 넘사벽이였다. 


정말 신기했던게 친구가 최고케릭들중 하나인 진, 헤이하치, 폴, 로우 등을 고르고 난 쿠마 걸려서 라운드 시작하면 어떻게 친구가 조작할지, 어떤 기술 쓸지 뻔했다. 그래서 시작하자마자 동시에 머리속으로 몇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고 가장 빈틈이나 내 피해가 적을 방법으로 슬슬 빠지면서 빈틈을 노린다. 빈틈이 없으면 내가 빈틈을 만들게 유도하는 것도 쉬운 일이였다. 당시 일반적으로, 공격을 시작하는 기술들은 끽해야 10여개 정도이고 각 기술별로 좌횡신, 우횡신, 상중하단 공격의 데이터가 머리속에 있고 각 공격을 합쳐서 확율적으로 가장 피할 확율이 높은 회피법을 선택한 뒤, 적한테 달려들어가서 회피를 (보통 좌횡신 길고 깊숙하게) 넣으면 보통 공격이 무의식중에 튀어나오면서 빈틈이 만들어지게 된다. 

빈틈 만들어지면 뭐 간단하다. 백대쉬같은것으로 거리를 벌린다음 -> 순간적으로 앞 3연타해서 달린다음 -> 레프트킥으로 날라차기 -> 당연 상대는 가드, 하지만 가드할시 비틀거린다 -> 그리고 이 순간 쿠마의 가위치기가 가드 불가능으로 들어간다. 왜냐하면 비틀거리는것이 풀리는것보다 가위치기가 더 빨리 나와서이다. 100% 들어간다 -> 그러면 쿠마 귀신권 (앞대쉬후 오른손) -> 여기서 반항 안하면 그냥 누운체로 이거 맞는다. 고로 가위치기 + 귀신권 만 맞고 끝나는거다. 날라차기 한번 허용한것치곤 큰 손해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10 중 9 는 마구 버튼과 키패드를 연타하며 일어나려고 하게 되어 있다. 보통 일반인들은 뒤로 구르는걸 선호하지... 뒤로 구르면 정타로 귀신권 맞고 공중에 뜬다. -_-;; -> 귀신권 정타 맞으면 바로 연어잡이. 

그럼 여태까지 백대쉬 + 날라차기 단 한번 허용한걸로 가위치기 + 귀신권 + 연어잡이까지 연타 맞았고 에너지는 반정도 닳았을거다. 근데 웃긴건 대부분은 여기서 뒤로 굴러 일어난다. ............. -_-

뒤로 구르는 순간 다시 앞 3연타해서 달려간다. 그리고 또 똑같이 날라차기............

만약 날라차기를 그냥 맞아주면? ㅋㅋㅋㅋㅋ 공떡이지. 그럼 잠깐 서 있다가 일어날 타이밍에 맞춰서 다시 날라차기. 일반인이면 2번 맞아주지는 않는다. 그냥 방어하지. 그럼? ㅋㅋㅋ 가위치기 -> 귀신권 -> 연어잡이


만약 거리도 안 벌리고 어정쩡하게 거리를 조절하고 공격도 안하고 빈틈도 안 보이려고 한다면? 그럼 빈틈을 강제로 벌려 버리지 ㅋㅋㅋㅋㅋ 원펀치가 아주 빠르고 리치도 길다. 원, 원, 원 하면서 전진하면 방어만 정신없이 하게 된다. 발동도 빨라서 어정쩡한 공격은 다 씹는다. 게다가 원이 가드되는 순간, 원이 좀 가까웠다면 바로 커맨드잡기 발동. 막아도 잡힌다. 원이 히트하면? 원을 연타해버리면 통천포가 되면서 공중에 뜬다. 

뜨면? 떨어질때 원원 가위치기 ㅋㅋㅋㅋㅋ 이때도 조심해야 한다. 일어날때 뒤로 굴러 일어나면 당연한듯이 앞 3연타 -> 날라차기 -> 가위치기 (무조건) -> 귀신권 -> 연어잡이 


그러니까, 골라지는 케릭은 랜덤이라도, 아무리 하체 케릭을 받아도, 소용이 없었다. 앞에서 공격 들어갈것처럼 하고 깊숙히 들어간다음 횡신, 아니면 원원으로 공격 들어오는거 다 씹고, 계속 막고만 있으면 원-> 잡기..... 그래도 계속 답답하게 하면 원원 하다 그냥 순간 봐서 날라차기 들어간다. 그리고 지옥의 콤보...


이걸 떠올리니 이해가 퍼뜩 가더라 왜 프로한테 랜덤으로 받는 포커를 돈과 시간 충분히 주면 이길수 없을지...

내 친구들도 10판 하면 나 쿠마 주고, 나랑 5 대 5 정도 먹거나 나를 이길수도 있다. 하지만 밤새도록 같이 플레이 한다면 승율은 점점 더 낮아지겠지. 게다가 둘 다 같이 랜덤으로 고른다면? ㅋㅋㅋㅋㅋ 그냥 무조건 내가 이긴다. 


이걸 생각하고 나서,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들더라. 프로한테는 개기면 안되겠다

회사일

일기장 2013. 7. 6. 02:40

지금 열심히 일하는 중이다. 


아오~~~~~ 일 재미있어 죽겠다!!!!

이번주는, 월요일날 저녁까지 테스트 케이스 하나 C 로 짰고, 화요일, 수요일 이틀동안 좀 복잡한 테스트 케이스를 짰고 수요일날 저녁까지 완성 못 시켰다. 사실 오후에 거의 끝났는데, 빌어먹을 이상하고 괴상한 에러가 자꾸 떠서 컴파일이 안되었다. 결국 저녁 8시까지 끙끙 대다가 못 끝냈고, 오늘 아침에 리프레쉬 된 머리로 차분하게 처음부터 다시 파일을 만들었다. 


처음엔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거 시간낭비 아닐까?" 싶었는데 만드는데 40분정도 밖에 안 걸렸고, 만들면서 하나하나 에러난 원본 소스랑 새로운 소스랑 비교해보니, 구석에 숨어있던 틀린점이 눈에 확 들어왔다. 이게 왜 수요일날에는 안 들어 왔을까?


결국 새롭게 짜서 다시 컴파일하니까 이번엔 문제없이 실행!!



지금은 파이썬으로 로그파일을 분석하는 간단한 툴을 짜는 중이다. 근데 난 파이썬 한번도 안 써봤잖아?

그래서 지금 열심히 공부중인데, 와 진짜 언어가 너무 편안하고 쉽다. 이렇게 사용하기 좋게 만들어진 언어도 있구나... 싶을 정도.


암튼 지금 일하는게 너무너무 재밌다. 프로그래밍은 역시 재미있고 디벨로퍼는 역시 좋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은 딱 내가 하고 싶었던거다. 아오 재미있어. 


자랑삼아 내가 짠 테스트 코드 일부 스샷 첨부!!! 이거 알고리즘이 쥬니어 레벨인 나한테는 너무 복잡했다. ㅠㅠ 아니, 코드 자체는 쉬웠는데 내가 아직 이 에뮬레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100%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파악해가면서 배우면서 하려니 힘들었다. 두달정도후 다시 짜라면 2시간이면 떡을 치겠지?